증시 사상최고 넘본 날에도 펀드 환매 740억 쏟아졌다

입력 2017-05-03 19:25   수정 2017-05-04 05:17

성급하게 해지했다가 '잔칫날' 굶을라…

올 들어 5조5000억원 환매…투자자들 '박스권 매매' 여전
해외펀드는 하루 200억씩 증가

"지금 주식형 펀드 환매하면 대세 상승장서 소외될 수도"



[ 박종서 기자 ]
코스피지수가 2219.67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2228.96, 종가 기준) 돌파를 목전에 둔 지난 2일에도 국내 펀드 환매는 멈추지 않았다. 또다시 2200선 아래로 밀릴 수 있다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학습효과’가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대세 상승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며 조급한 환매가 ‘잔칫날에 굶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설정액 40조원 붕괴는 시간문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일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40조7285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740억원 감소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4.23포인트(0.65%) 오르며 강세를 보였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행렬을 막진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9.53% 상승했다. 같은 기간 펀드 설정액은 5조5304억원(11.95%)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40조원대가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임원은 “많을 때는 우리 회사에서만 1주일에 3000억원이 넘게 빠져나가기도 한다”며 “최근 상승장에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국내 펀드 환매에는 지난 6년째 코스피지수가 1800~2200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경험칙이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박스권 하단에 사서 상단 근처에서 파는 게 가장 짭짤한 수익을 안겨준 게 사실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1950선 아래로 떨어지면 매수하고 그 이상이면 환매했다. 환매 강도는 코스피가 2000~2050 구간에 들어왔을 때 가장 셌다. 지난 6년간 26조3000억원의 환매가 이뤄진 가운데 이 구간에서만 12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기계적 환매 자제해야”

국내 주식형과 달리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날도 355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지난달 21일부터 하루 평균 2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이 기간에 단 하루도 순유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주식시장에 투자금이 몰린 결과다.

전문가들은 국내 펀드 환매 추세를 걱정스러운 시각으로 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뚜렷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북핵 리스크까지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증시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은수 KB증권 멀티에셋전략팀장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코스피지수의 하방경직성이 상당히 견고하다”며 “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다른 나라들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코스피지수와 연동한 기계적 환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또 다른 대형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국내 펀드 환매는 장기간 낮은 수익률에 지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펀드를 팔아버리면 대세 상승장의 열매를 맛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보길 권한다”고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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